면역력 좋으면 천천히 늙는다…늙은 쥐 실험서 수명 연장 입증

입력 2024-03-21 18:13   수정 2024-03-22 02:51

2016년 과학자들은 라파마이신을 실험동물에 먹였을 때 나타나는 이상한 특징을 발견했다. 장기 이식환자를 위한 면역억제제로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 약을 투약한 쥐는 바이러스성 감염병 등에 대한 면역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이 약을 먹은 쥐는 털이 다시 나고 수명도 최장 60% 늘었다. 학계에선 면역능력과 장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가설이 세워졌다.

가설의 근거는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일본 도쿄대 연구팀은 항암제로 쓰이는 면역관문억제제가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면역관문억제제가 투여되자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죽이듯 노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파괴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팀은 대부분의 사람이 감염돼 있지만 증상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가 우리 몸속 노화세포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거대세포바이러스를 잡으려고 생긴 면역세포가 노화세포도 잘 제거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면역세포가 거대세포바이러스를 금방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특정 항원이 노화세포에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거대세포바이러스가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약벤처기업인 메디스팬도 세균에서 유래한 물질로 면역체계를 자극해 수명을 연장한 결과를 지난 1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었다. 세균에서 발견한 ‘플라젤린’이란 단백질을 쥐에게 흡입하도록 했다. 그러자 사람으로 치면 70세에 해당하는 21개월령 쥐들의 수명이 6%가량 늘어났다. 수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탈모가 줄어들고 골밀도도 증가했다. 인지능력도 개선돼 미로 속에서 먹이를 더 잘 찾게 됐다. 조경아 메디스팬 대표는 “고령에 접어든 쥐에서 유의미한 회춘 효과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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